회고/인생

아, 이게 맞ㄴ...

존버(No퇴사)만이 살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후 약 2년 반이 지났다. 일은 언제나 어려웠고 내 청춘은 게임 아이템 강화하다 터진 것마냥 가루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기,  요즘들어 생각나는 것이 있다.

 

"나는 어쩌다 여기에 온거지?"

 

솔직히 그냥 초등학교 때 메이플스토리같은 거 하다가 "나눈 프로그래머가 될거에욧~!" egr 하면서 시작된거 같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개발이 아닌 다른걸 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의지력이 매우 낮았고, 다른 꿈들은 접어둔 채 고3 수능을 뜨끈한 국밥에 밥 말아 먹듯 해버리고 대학교 아무대나 찔러대다 어쩌다 붙은 컴퓨터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군대 갔다가 졸업하고...(이하 노잼)그냥 진부하게 흘러갔다.

 

취업은 빨리 해야 했다. 집을 나와서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돈을 벌려고 갔던 첫 직장은 의류업을 하는 회사였다. 그리고 개발자는 나뿐이었다... 그 회사에서는 쇼핑몰 사이트 UI 수정 작업이나 기존 사용하던 DB를 웹으로 보기 편하게 만드는게 내 업무였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문뜩 생각이 들었다. 이게 내가 좋아서 일을 하는건지 돈이 좋아서 일을 하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개발 일이 그렇듯 지속적인 디자인 수정 (디자인도 내가 다 해놓고 대표님한테 바로 보여드리는 방식이었다...), UI 수정에 찌들었을 때, 내 대구빡 속에는 워라밸이라는 단어에 가득차서 일을 미뤄 놓고 퇴근때리고 그랬다. 결과는 역시 5개월만에 그만뒀다. 의지 ㄹㅇ 나락 수준.

 

그렇게 정처없이 피시방만 주구장창 다니면서 일은 안하고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쿠팡맨이 되어 일당만 벌어다가 오늘 벌고 오늘 사는 그런 사람이 되가고 있을 때, 대학교 선배가 일하는 곳에서 퍼블리셔를 뽑는데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줬다. 이게 뭔 횡제냐 싶어 나는 바로 덥썩 물어서 두달 만에 다시 취업하게 됐다. 그 회사의 주 업무는 이러닝 관련 컨텐츠 제작이었다. 돈은 적었지만 거기서는 꽤나 일이 쉬웠다. CSS랑 JS, HTML만 다루는게 거즘 끝이었고, 가끔 일이 개많을 때 3일동안 집에 못 간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일은 쉬워서 할만했다. 그냥 그 자리에 안주하면서 '난 돈만 받으면 돼~' 이러고 있었다. 개노답 ㄹㅇ

 

취업한지 약 11개월 후, 어쩌다가 알게 된 형이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뽑는다고 했다. 안드로이드? 와 돈 개많이 버는거 아닌가? 싶었던 나는 대학교 때 배웠던 안드로이드 책을 꺼내봤다. JAVA는 어느정도 대학교에서도 공부 빡세게 해왔기에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돈미새인 나는 곧 있을 연봉협상을 뒤로하고 직장을 옮겼다. (몰래 옮겼다. 있는 구라 없는 구라 다 치면서 나왔다. 죄송합니다... 근데 돈 많이 준다는데 어떻게 마다해요 ㅇㅈ..?)

 

그 직장이 지금 직장이다...

 

여기가 어딥니까..?

 

지금 회사에서 약 1년 5개월동안 안드로이드 개발을 해왔다. 직장 상사의 쓰잘때기 없는 눈치와 여러가지 스트레스, 자세가 안 좋아서 생겨버린 허리디스크...

 

어쩌다 여기까지 온 것일까 생각해보면 다 나를 비롯해서 생겨난 일들이다. 처음부터 돈을 쫓는 것보단 스펙 업, 제대로 된 4년제 학위, 정처기 자격증, 토익 등 할 수 있는 것은 많았다. 그저ㅓㅓㅓㅓ 핑계만 대면서 살아온 것이다.

 

"4년제 학위 따야지 ㅋㅋ", "이번에 자격증 공부해ㅋㅋ 딸거임 ㅋㅋ", "야 토익 어렵냐?"

 

여태까지 내 아가리에서 나온 말이다. 당연 친구들한테 얘기한거고 나는 누워서 입으로만 떠들고 있었다.

 


이번년도 5월 23일부터 다이어트를 해서 15kg을 감량했다. 일단 나부터 바뀌어야 했다. 이것도 못하면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쓰레기 인생 아이언 4티어라고 채찍질해가면서 뛰어왔다. 그후 30대 이전 버킷리스트를 적어보았다. 역시 아가리파이터 답게 9개나 나왔다. 이제 나이 27살... ㅈㄴ 빨리 뛰어도 모자랄 판이기에 나는 먼저 버킷리스트의 순서를 나열하고 진행했다. 그랬더니 이제 일 때문에 개발 문서를 찾아보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개발문서를 찾아보고 기존 코드를 어떻게 하면 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드디어 내 몸에 팀웍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도 개인 앱 개발도 하게 됐고, 회사에서 iOS 개발도 진행하게 되어서 다시 찾게 되었다. 스킨도 예쁜 거로 바꿨고, 회고록이 생각나서 이렇게 만들어 놓은다음에 아무렇게나 휘갈기고 있다. 먼 훗날 내가 이걸 보고 이불킥을 할 수 있을 지언정 지금 이 시간부로 내가 왜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지 다른 의미로 나는 왜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개발에 몰두할 것이다.


솔직히 써놓고 보니 한시간이 흘렀다. 그냥 남들 다 하는 개발 블로그 다시 함 해보자 하고 들어왔는데 의미도 주제도 없는 뻘글을 써버렸다. 에라 모르겠당ㅋ

'회고 >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0) 2020.10.25